'실화탐사대' 베트남 아내 폭행 남편 사건 여전히 조명되는 이유는?

지승재 기자 / 기사승인 : 2019-07-25 11: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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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한국인 남편이 베트남에서 온 여성을 어린 아들 앞에서 폭행한 이른바 ‘베트남 여성 폭행’ 사건이 17일 ‘실화탐사대’에서 전파를 탔다.

베트남 아내의 뺨을 때리는가 하면 옆구리를 가격하고 발로도 걷어찼던 이 끔찍한 폭행은 무려 3시간 동안 이어졌다. SNS를 통해 공개된 2분 남짓한 이 영상은 베트남 여성이 몰래 촬영했던 파일을 편집했던 것이다.

영상 속 가해자 남편은 “음식 만들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여기 베트남 아니라고 했지?”라며 바닥에 웅크린 아내에게 무차별적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배달 음식을 시켜 먹자는 자신의 말을 안 듣고 요리를 했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옆에 있던 2살배기 아들은 울음을 터뜨리다가 가해자 남편의 손을 비켜 맞고 더 큰 소리로 울며 도망가는 장면도 담겨 있었다. 전남지방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가해자 남편의 폭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달에는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차 안에서 가해자 남편이 휘두른 유리그릇에 맞았다. 전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물건 가져오라는데 엄한 걸 가져왔다는 이유로 가져왔다. 왜 자꾸 베트남어 얘기하느냐 이런 것 때문에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밝혔다.

참다못한 베트남 아내는 지난 4일, 아이 가방에 핸드폰을 넣어 몰래 촬영하기에 이르렀다. 자신이 맞는 장면을 지인에게 공개하면서 이 끔찍한 사건이 대중에게 공개된 것이다.

경찰은 이 베트남 여성의 치료를 돕고 있으며 2살배기 아들은 함께 쉼터에서 보호하고 있다. 그녀는 베트남 매체에 3년 전 교제할 때부터 폭행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으로 베트남 현지 여론도 들끓었다. 베트남 언론들이 폭행 장면을 그대로 전달하면서 베트남 대사관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박항서 감독 같은 남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씁쓸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8일, 한국을 방문 중인 베트남 공안부 장관에게 공식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베트남 현지 매체들이 이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결혼 이주민 여성들을 향한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해자 남편은 법정 앞에서 기자들에게 “생각하는 것도 다르니까. 그것 때문에 감정이 쌓인 것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건 다른 남자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복지회사(기관)에서 그런 것 좀 신경 써 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발언하면서 비난을 자초했다.

베트남 아내는 최근 베트남대사와 만나 남편과 이혼하고 2살 아들의 양육권을 갖고 한국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녀는 혼인신고를 근거로 1년의 한국 체류 허가를 얻은 상태다. 하지만 남편의 호적에 오른 아들은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했다.

그녀는 영상을 통해 “남편에게 많이 맞았지만 참았어요. 남편을 떠나 제가 불법체류자가 되면 아이에게 피해가 갈 것 같아서요. 더 좋은 삶을 살려고 여기 왔는데 이렇게 맞을 줄 몰랐어요.”라고 밝혔다.

인근 주민들도 폭행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한 주민은 “남편이 부인을 밖으로 못 나가게 했다. 베트남 사람과 통화도 못 하게 했다”고 증언했다.

전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갈비뼈 1대가 부러졌고 손가락 골절, 머리 타박상이 있었다. 소주 병으로도 때려 범죄의 심각성이 인정돼서 긴급체포했다”고 전했다. 또 “베트남에서 있을 때도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베트남 여성이 폭행당하는 영상을 세상에 공개한 지인은 “베트남에서부터 폭행당했다고 들었다. 한국에 오고 나서 20일 동안 3번이나 폭행당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3년 전, 직장에서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는 두 사람 사이에 불행이 닥친 것은 그녀의 임신 때문이었다. 임신 사실을 안 남성은 낙태를 강요했고 여성은 도망치듯 베트남으로 돌아와 홀로 아들을 낳아 키웠다.

그런데 1년간 소식도 없던 남성이 한국에서 함께 살자며 연락을 하더니 베트남까지 찾아왔다고 한다. 결국 베트남에서 결혼식까지 올리고 한국으로 오게 된다.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폭행은 계속됐다. 열흘도 되지 않아 폭행당했다는 베트남 여성은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고통을 견뎌왔다고 한다.

SNS로 통해 퍼진 영상은 순식간에 퍼졌고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남편을 엄벌에 처하라는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그러던 중 남편의 전 부인이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등장하면서 사건이 이상하게 흘러갔다.

전 부인이라는 여성은 가해자 남편 어머니의 입으로부터 등장했다. 두 번째 며느리였던 그녀가 어머니에게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고 실제로 베트남 여성과도 다퉜다는 것.

해당 글이 올라오자 베트남 여성은 순식간의 비난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이 불륜녀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폭행 피해자에서 가정을 깨뜨린 여성으로 변해버린 상황. 과연 사실일까?

베트남 여성의 지인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지인은 “이미 가해자 남편이 그 여자와 이혼했다고 했다. 남자도 부모님께 인사하러 가고 친구들끼리 같이 놀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베트남 여성은 헤어지자고 했으나 남성은 막무가내였다고 한다. 자신과 헤어지면 불법체류자로 신고하겠다고 집과 회사까지 쫓아다녔다는 것이다.

베트남 여성의 지인은 “그녀의 아이는 말을 아직 못하고 기억도 아예 못 한다. 그녀가 임신했을 때 우울증이 심각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돈을 벌어서 아이를 치료해주고 싶어 했다”고 증언했다.

가해자 남편의 어머니는 “이모들이 방송을 보고 연락 와서 알았다. 마음이 안 좋다. 인천공항에서 아들과 함께 마중도 가서 며느리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폭행에 대해서는 “맞았다는 소리도 없으니 전혀 몰랐다”며 뜻밖의 이야기를 했다. 가해자 남편이 다섯 아이의 아버지라는 것. 대체 무슨 소리일까?

어머니는 “(아들이) 연애를 많이 했고 이번에 결혼식은 처음이다. 다른 사람과 아이도 있다. 지금까지 더하면 다섯 명”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아이는 중학생 때 만나 낳았다는 증언도 이어져 충격을 줬다. 어머니는 “아들을 만났는데 베트남 음식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말을 듣지 않았다고 하더라. 한국말을 알아들으면서 못 알아듣는 척해서 폭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수정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사실혼 관계든 아니든 그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이주여성이라는 것을 빌미로 삼아서 무시하면서 의사소통이 안 된다는 이유로 잔혹하게 폭행하는 건 심각한 범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정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저항 한 번 못하고 힘들게 사는 이주여성들이 있다. 제작진은 결혼이주여성들을 직접 만나 그 실태를 방송했다.

MBC ‘실화탐사대’는 매주 수요일 밤 10시 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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